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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지금] 인간의 내밀한 구석을 조명한 드라마…은비적각락

2020/8/13 11:40:37   source:kr.people.com.cn

[차이나 지금] 인간의 내밀한 구석을 조명한 드라마…은비적각락

  ♦올 여름 중국서 가장 소름 돋는 유행어 “같이 산에 갈래?”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 한 남자가 노인 둘을 모시고 산에 오른다. 할아버지의 대화로 미루어 보아 할머니가 예전부터 산에 오르고 싶어했던 거 같다. 정상에 오르자 남자는 시원한 경치를 배경으로 노인 둘의 사진을 찍어준다.

  이리저리 자세 바꾸기를 요구하던 남자는 그래도 노인들의 자세가 마음에 안드는 것 같다. 남자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더니 노인들에게 다가가 자세를 고쳐주다 갑자기 그 둘을 절벽으로 밀어버린다.

  3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제작된 2020년 상반기 중국 최고의 화제작 ‘은비적각락(隱秘的角落: 은밀한 구석)’은 이렇게 도입부 부터 파격적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한 흡입력 강한 배우들의 연기에 치밀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 구성으로 12편이라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내내 호흡을 놓치지 않는다. 중국의 유명 영화배우 장쯔이(章子怡)는 “미국·영국 드라마와 견줄 중국 드라마가 드디어 나왔다”는 글을 올리며 드라마의 열성 팬임을 밝혔다.

  6월 16일 개봉한 드라마는 8일만에 웹드라마 1위를 달성하고 7월까지 더우반 평점 8.9점(7만 명 참여)을 기록하며 웹드라마의 스릴러·추리 부문에서 탑의 자리를 차지했다. 흥행돌풍 만큼이나 많은 유행어도 만들어 냈다.

  특히 “같이 산에 갈래?(壹起爬山嗎?)”는 올 상반기 가장 소름돋는 유행어가 되었고 드라마에 나오는 동요 샤오바이촨(小白船)은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반달의 중국 번안곡으로 상반기 가장 소름돋는 동요가 되었다.

  ♦원제 ‘Bad kids’, 그들은 왜 나쁜 아이들이 되었을까?

  드라마의 원작은 추리작가 쯔진천(紫金陳)의 소설‘나쁜 아이들(壞小孩,bad kids)’이다. 원작 소설이 ‘선과 악’을 표면적으로 드러냈다면 드라마는 모든 사람이 가진 양면성에 집중해서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인물들은 처음에는 혹은 겉으로는 선한 모습을 보이다 어떤 입장이나 상황에 처하면 순식간에 날카로워지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상처를 입는다. 선과 악을 오가듯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을 오가고 서로의 입장이 얽히고 섥히며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마르크스는 인간의 진정한 본질을 사회적 관계의 총체성이라고 보았다. 개인이 어떤 종류의 개인이며, 어떤 종류의 일을 행하고 있는가는 그가 살고 있는 사회가 어떤 성격의 사회인가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뜻이다. 드라마는 마르크스의 인간 본질에 따라 모든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它(湛江)阳光特别强烈,那反过来阴影也特别强烈。阴影强烈的地方,就是我们隐秘的角落。”

  ——辛爽

  신솽(辛爽) 감독은 “‘잔장(湛江)’은 햇빛이 강해 그 반대편인 그늘도 강하다. 그늘이 강한 곳이 바로 우리의 은밀한 구석이다”라고 말했다. 감독의 말은 마치 드라마 속 인물들을 대변하는 것 같다. 특히 장둥성(張東升)과 주차오양(朱朝陽)은 바른 삶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강했고 그만큼 노력했던 사람들이기에 그들이 가지고 있던 그늘도 깊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계속해서 하기 싫은 선택을 강요받는다. 그들의 악행에는 모두 나름의 전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드라마는 깊이를 더한다. 심지어 시작부터 살인을 저지르는 장둥성 조차 처음에는 선량한 사람이었으며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드라마의 다른 영문 이름은 ‘Cat's Cradle(실뜨기)’이다. 실뜨기는 실의 두 끝을 마주매어 두 손에 걸고 두 사람이 여러가지 모양을 만들면서 노는 놀이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드라마는 인물끼리 서로 얽히고 섥힌 치밀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 구성으로 관객들에게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감독이 숨겨 놓은 보물, 드라마 속 복선 찾기

  잔혹한 내용의 소설과 달리 드라마는 모든 연령대의 시청자가 볼 수 있다는 시청자의 눈높이와 관리국의 검열을 고려해야 했고 소설의 참혹한 내용을 모두 다 담는 대신 영화 곳곳에 숨겨 복선으로 깔아두는 것을 선택했다.

  정교하고 세심하게 깐 복선들은 많은 해석을 불러 일으켰고 이에 네티즌들은 보물찾기 하듯 이 복선들을 해석하며 인터넷 상에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는 어린왕자의 상자처럼 보는 시선에 따라 많은 해석이 가능하게 했고 드라마를 보며 이를 찾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열린 결말의 잔혹 동화…두 가지 버전의 데카르트의 이야기, 당신의 선택은?

  드라마와 원작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살인범인 장둥성에게 인간적인 면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원작에서 그는 돈 때문에 장인과 장모, 아내를 죽이지만 드라마에서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연이은 나쁜 선택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평범한 사람’에서 ‘살인범’으로 한발 한발 변화해 가는 과정은 ‘순수한 아이들’이 살인범 마저 교활하게 이용하는 ‘나쁜 아이들’로 변하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감독은 드라마를 통해 ‘사랑’과 ‘선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사랑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원작과 달리 장둥성에게 부여된 인간적인 면과 매번 배신당할 때마다 자신에게 아직 되돌릴 기회가 있는지 상대에게 묻는 장면은 그에게 살인의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도 어쩌면 다른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열린 결말의 여지를 준다.

  드라마에서 장둥성과 주차오양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데카르트와 공주의 사랑 이야기에 끌린다. 17세기 프랑스의 위대한 수학자 데카르트는 자신보다 30세나 어린 스웨덴 공주와 사랑에 빠지지만 왕은 둘의 사랑에 반대해 데카르트를 유배보낸다. 데카르트는 옥중에서 죽기 전 공주에게 하트 모양 공식을 적은 연애 편지를 보내고 공주는 평생 시집가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또 다른 잔혹한 버전이 있는데 사실 데카르트는 공주의 배신 때문에 죽은 것이고 공주는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데카르트의 두 가지 버전은 양면성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장둥성은 주차오양에게 묻는다. 너는 어떤 버전을 좋아하냐고. 이는 마치 감독이 드라마를 통해 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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